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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레스 'Love Hurts' (나이키, 댄 맥카퍼티, 오마주)

by oasis 2026. 2. 22.

밴드 나자레스의 단체 사진

 

나자레스의 'Love Hurts'는 빌보드 차트에 오른 버전 중 가장 유명한 커버입니다. 원곡은 에벌리 브라더스였지만, 1975년 발표된 나자레스 버전이 대중적으로 더 각인됐습니다. 특히 나이키가 마라톤 광고에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쓰면서 '고통을 견디며 강해진다'는 메시지가 재조명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새벽에 들으면서, 인생이 원래 투박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거칠게 긁히는 보컬이 오히려 위로가 되더군요.

나이키 광고가 포착한 마라톤과 고통의 메시지

나이키 유튜브 채널의 '계단' 영상은 마라톤을 끝낸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Love Hurts'는 '사랑은 아프다'는 가사와 함께, 마라톤 후 찾아오는 근육통을 절묘하게 대입했습니다. 광고 마지막 문구는 '승리는 편안하지만은 않다'였습니다.

이 광고는 단순히 러닝화를 홍보하려는 게 아니었습니다.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다는, 운동과 인생 전반에 적용되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Love Hurts'의 원래 의도는 연애의 아픔이었지만, 나이키는 이 곡의 정서를 운동이라는 맥락에 재배치했습니다. 저는 이 광고를 보고 나서 러닝을 다시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음악 하나가 이렇게 동기부여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댄 맥카퍼티와 나자레스의 거친 정체성

나자레스는 1968년 스코틀랜드 덤플링에서 댄 맥카퍼티, 피트 애그뉴, 데럴 스윗, 매니 찰튼 네 명이 결성한 하드록 밴드입니다. 밴드 이름은 더 밴드의 'The Weight' 가사에 나오는 펜실베이니아의 도시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데뷔 초에는 종교 음악 밴드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초기 두 앨범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글램 록이 유행하던 시기에 화려한 비주얼이 부족했고, 밴드 스스로도 음악적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전환점은 딥 퍼플의 로저 글로버가 프로듀서로 합류하면서 찾아왔습니다. 그는 나자레스에게 하드록이라는 장르에 선택과 집중할 것을 제안했고, 그 결과 1973년 세 번째 앨범 'Razamanaz'가 영국 차트에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댄 맥카퍼티의 보컬은 정제된 미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모래가 씹히는 듯한 질감, 쉰 듯하면서도 강렬한 음색이 나자레스의 정체성이었습니다. 저는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록이란 결국 멋이 아니라 느낌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세련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이 담기면 오래 남는다는 걸 댄의 목소리는 증명했습니다.

Hair of the Dog와 건즈 앤 로지스의 오마주

1975년 발매된 여섯 번째 앨범 'Hair of the Dog'는 나자레스의 대표작입니다. 이 앨범에 'Love Hurts'가 수록됐고, 타이틀곡 'Hair of the Dog'는 묵직한 리프와 반복적인 후렴으로 하드록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앨범 제목은 원래 가사에 나오는 'Son of a bitch'였으나 문제 소지를 피하기 위해 바뀌었습니다.

건즈 앤 로지스는 1993년 앨범 'The Spaghetti Incident?'에 'Hair of the Dog' 커버를 수록하며 나자레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댄 맥카퍼티와 액슬 로즈의 목소리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액슬 로즈는 1990년 결혼할 때 댄에게 'Love Hurts'를 축가로 불러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액슬의 결혼 상대가 'Love Hurts' 원곡을 부른 에벌리 브라더스 멤버 돈 에버리의 딸이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Hair of the Dog'를 들었을 때,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더 땅에 붙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설적이고 거친 사운드는 70년대 록의 질감을 가장 진하게 보여줬습니다. 나자레스는 혁신적인 밴드라기보다는, 록의 본질을 꾸밈없이 드러낸 팀이었습니다.

나자레스는 2022년까지 25번째 정규 앨범을 낼 만큼 오래 활동한 장수 밴드입니다. 핵심 멤버 중 현재까지 팀을 지키는 사람은 베이시스트 피트 애그뉴뿐입니다. 드러머 데럴 스위트는 1999년 투어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매니 찰튼과 댄 맥카퍼티는 2022년 고인이 됐습니다. 피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우린 락밴드고 팝 밴드였다 버렸지만, 그 시기를 버텨 낸다면 전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일한 창단 멤버가 이끄는 나자레스의 발걸음이 언제 멈출지 모르지만, 영원한 레전드로 남기를 응원합니다.


참고: https://youtu.be/ZSTDWcXjFOQ?si=tpHrhfnFHz9Ud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