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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그레이가 노래하는 청춘 (유튜버, 유니버설, 극찬)

by oasis 2026. 3. 7.

청춘을 노래하는 가수, 코난 그레이

2019년 8월, 방탄소년단 뷔가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코난 그레이를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로 꼽았습니다. 당시 22살 대학생이던 코난의 SNS 팔로워와 유튜브 구독자는 하루아침에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본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언젠가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뒤늦게 접했는데, 그때만 해도 코난이라는 이름이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MT 끝나고 친구 자취방에서 술에 취한 채로 들었던 'Heather'가 제 기억 속에 코난을 각인시켰습니다. 다 같이 웃고 떠들다가 그 노래가 나오자 방 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튜버

코난 그레이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텍사스의 조용한 마을 조지타운으로 이사했습니다. 아버지는 아일랜드계, 어머니는 일본인이어서 동양과 서양이 섞인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일찍 이혼하셨고, 코난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자라며 학교에서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심심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유튜브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채널을 개설해 애완동물 영상부터 초콜릿 케이크 만드는 법, 학교 생활 브이로그, 그림 그리는 법까지 온갖 콘텐츠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올렸습니다. 심지어 '저에 대한 50가지 사실'이라는 영상도 만들었는데, 지금 봐도 편집이 깔끔하고 구성이 탄탄합니다.

저는 영상 편집을 조금 해본 사람으로서 그의 어린 시절 영상들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10대 초반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센스 있게 컷 편집을 하고 자막을 넣을 수 있는지 신기했습니다. 단순히 재능만이 아니라 끈기와 노력이 함께 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코난은 아델, 에이미 와인하우스,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유명 가수들의 커버 영상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곡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영상도 올렸고, 음악에 특화된 콘텐츠 비중을 점점 늘려갔습니다. 구독자는 서서히 늘었고,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하나의 포트폴리오이자 커다란 스펙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UCLA 영화제작과에 진학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영상 제작 경험과 음악적 감각이 대학 입시에서도 빛을 발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생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등장하는데, 코난은 그 가능성을 일찍이 증명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난 그레이의 유니버설 뮤직 계약과 EP 앨범 발매

2018년,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가 코난의 유튜브 채널과 음악적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그를 영입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코난은 5곡이 담긴 EP 앨범을 발매하며 공식 데뷔했습니다. 이 앨범 작업에서 코난은 작곡과 작사는 물론이고 제작, 뮤직비디오 편집, 색감 처리까지 거의 혼자 다 해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상을 직접 찍고 편집하며 쌓아온 내공이 음악 작업에서도 그대로 발휘된 것입니다. UCLA 영화제작과에서 배운 지식과 유튜버로서의 경험이 모두 합쳐져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시각적 표현까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2019년 8월, 방탄소년단 뷔가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코난 그레이를 언급하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당시 코난은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이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K팝 슈퍼스타 뷔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SNS 팔로워와 유튜브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코난은 이 소식을 SNS에 올리며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BTS와 언젠가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 사건은 그에게 예상치 못한 행운이자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뒤늦게 접했는데, 그때만 해도 코난이 누군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뷔가 언급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궁금해져서 몇 곡을 찾아 들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극찬과 'Heather'의 폭발적 반응

코난 그레이는 평소 자신을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렬한 팬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습니다. 심지어 테일러 스위프트를 엄마처럼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2020년, 코난이 첫 정규 앨범 'Kid Krow'를 발매하자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SNS에 이 앨범을 극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코난에게는 꿈만 같은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아티스트가 본인의 음악을 인정해준 것이니까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테일러 스위프트를 팔로우하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코난 그레이라는 이름이 한 번 더 각인되었다는 점입니다. 영국 레전드 엘튼 존을 비롯한 여러 셀럽들도 코난의 앨범을 극찬했고, 각종 매체에서는 2018년 카밀라 카베요 이후 2년 만에 최고의 팝 솔로 데뷔 앨범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첫 앨범 수록곡 'Maniac'과 'Heather'는 각각 10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플래티넘 세일즈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Heather'는 짝사랑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정을 담아냈습니다. 노래 속 화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왜 저 사람만큼 특별하지 못할까"라고 자책합니다.

저는 이 노래를 대학 MT 끝나고 친구 자취방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다 같이 웃고 떠들다가 누군가 'Heather'를 틀었는데, 순간 방 안 분위기가 싹 가라앉았습니다. 술에 취해 있던 저는 대학 시절 좋아했던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잘 안 됐지만, SNS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괜히 비교하던 제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났습니다.

코난의 노래는 그 유치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정당화해줍니다. 감정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걸 이 노래가 알려줬습니다. 지금도 가끔 퇴근길에 'Heather'를 들으면 마음 한구석이 철렁합니다. 직장인이 된 지금은 덜 유치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코난 그레이의 음악은 철저히 청춘의 일기장 같습니다. 'Kid Krow' 앨범은 미숙함과 집착, 질투와 짝사랑의 감정을 숨김없이 펼쳐놓습니다. 그의 보컬은 완벽하게 세련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진짜처럼 들립니다. 감정을 노래한다기보다 그대로 흘려보내는 느낌이랄까요. 듣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동참하게 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공연 계획이 연기되었지만, 코난은 틱톡과 유튜브,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유튜브에 자신의 생각과 취미를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들이 20대가 된 지금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며 Z세대를 대표하는 차세대 팝 아티스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난 그레이는 거대한 철학이나 메시지를 던지지 않습니다. 대신 아주 개인적인 상처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 개인성은 역설적으로 보편성을 획득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나는 왜 저 사람만큼 빛나지 못할까'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코난의 음악이 고등학교 때 알았다면 더 위험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감정을 정확히 건드리는 음악입니다. 앞으로 그가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참고: https://youtu.be/omnkUXeTaM4?si=6M19vWTYKA8p6lX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