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와이스가 지미 팔론의 투나잇쇼에 다시 섰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또 한 번 미국 대중 앞에 서는 거죠. 저는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또?"라는 반응보다 "당연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팀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만든 팀이기 때문입니다.
군대 휴가 나와 버스 터미널에서 트와이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후임들이 틀어놓은 노래가 계속 귀에 맴돌았는데, 처음엔 너무 밝아서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그 밝음이 이상하게 힘이 됐습니다. 반복되는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게 제게는 "복잡한 생각을 잠깐 내려놓게 해주는 음악"이 됐습니다.
밝음의 전략
트와이스의 음악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밝다", "귀엽다", "쉽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밝음이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정교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데뷔 이후 트와이스는 줄곧 상큼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를 유지해왔습니다. Ooh Ahh 하게, CHEER UP, TT, LIKEY로 이어지는 초기 곡들은 모두 같은 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 반복되는 훅, 따라 하기 쉬운 안무. 이건 계산된 구조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귀여운 아이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생이 트와이스 팬이라 집에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그때는 "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거구나" 정도였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음악을 다시 들어보니, 그 밝음이 단순한 귀여움이 아니라 에너지라는 걸 알았습니다.
야근하고 집에 와서 아무 생각 없이 뮤직비디오를 틀어놓으면 기분이 가벼워집니다. 복잡한 가사 해석이 필요 없고, 어려운 메시지를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듣고, 보고, 느끼면 됩니다. 이게 트와이스가 선택한 길입니다.
이번 투나잇쇼 출연도 마찬가지입니다. Strategy라는 곡을 들고 나왔는데, 이 곡 역시 트와이스다운 밝은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뉴욕 벨몬트 파크 UBS 아레나에서 3일간 공연을 끝내고 바로 록펠러 센터로 향한 거죠. 미국 투어 중간에 방송 출연을 끼워 넣은 겁니다. 이 팀은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밝음이라는 전략은 때로 "가볍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가벼움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무게라고 봅니다. 무거운 메시지, 복잡한 서사, 사회 비판적 가사가 음악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트와이스는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걸 정확히 알고, 그걸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트와이스의 글로벌 확장: 지미 팰런 쇼 출연
트와이스가 처음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건 2021년 첫 영어 싱글 The Feels를 내놓으면서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했죠. 하지만 The Feels 이후 이 팀의 방향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투나잇쇼는 미국 대중문화의 중심입니다. 지미 팔론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죠. 그곳에 세 번이나 선 건 단순히 "초대받았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미국 대중이 이 팀을 받아들였다는 증거입니다.
이번 월드투어 THIS IS FOR는 360도 무대로 진행됩니다. 북미 투어는 4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애틀랜타, 몬트리올, 올랜도, 보스턴, 시카고, 세인트폴, 오스틴을 돌 예정입니다. 이 투어 일정을 보면 트와이스가 얼마나 치밀하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K-pop 팬은 아니지만, 트와이스가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음악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어 장벽이 있어도 멜로디와 퍼포먼스만으로 충분히 전달됩니다. 이건 팝의 기본이죠. 비틀즈도, 마이클 잭슨도 결국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트와이스는 2021년 이후 미국 무대에 계속 섰습니다. Kelly Clarkson Show에도 나왔고, 각종 페스티벌에도 참여했습니다.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출을 선택한 겁니다. 이게 진짜 글로벌 전략입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쌓은 팬덤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고, 이제는 미국에서도 자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활발해졌습니다. 나연, 지효, 쯔위, 채영이 각각 솔로로 나왔고, 일본 유닛 미사모도 활동했습니다. 그룹의 확장이 개인의 확장으로, 개인의 확장이 다시 그룹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시간의 증명
트와이스는 2015년에 데뷔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K-pop에서 10년은 긴 시간입니다. 많은 팀이 3~5년 안에 사라지거나 재계약 실패로 흩어집니다. 하지만 트와이스는 2022년 멤버 전원이 재계약했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봅니다.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유튜브 조회수보다 중요한 건 팀이 계속 함께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바로 시간의 증명입니다.
데뷔 초 TT가 유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때 유행"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한때가 10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CHEER UP, TT, LIKEY, What is Love, Fancy, Feel Special, I CAN'T STOP ME, The Feels, Talk That Talk, Set Me Free, Moonlight Sunrise, ONE SPARK, Strategy까지. 히트곡 목록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중간에 멤버들이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한 적도 있었습니다. 미나, 정연이 각각 불안 장애와 공황 장애로 쉬었고, 현재는 채영이 건강상 이유로 8인 체제로 활동 중입니다. 하지만 팀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은 멤버들이 더 단단하게 무대를 채웠습니다.
저는 군대에서 트와이스를 처음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밝은 노래였는데, 제대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듣습니다. 음악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계속 듣게 되는 건, 그 음악이 시간의 검증을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투나잇쇼 출연은 그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10년 전 한국에서 시작한 9명의 소녀들이 이제 미국 대중 앞에서 당당히 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대는 여전히 밝고, 에너지 넘치고, 중독적입니다.
트와이스의 음악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이 명확합니다. 기쁨, 설렘, 자기 확신. 그 직선적인 감정이 오히려 시대를 초월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015년에도, 2025년에도, 아마 몇 년 후에도 트와이스의 노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힘을 줄 겁니다.
트와이스는 K-pop이 어떻게 세계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이 팀은 자신들의 색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무대로 나아갔고,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팬덤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바로 이 팀이 투나잇쇼에 세 번째로 선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트와이스는 계속 밝을 겁니다. 그 밝음이 누군가에겐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저처럼 그 밝음에서 힘을 얻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힘이 바로 이 팀이 10년 넘게 무대에 서는 이유일 겁니다.
참고: https://consequence.net/2026/02/twices-tonight-show-fallon-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