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살 신인이 7개월 만에 스트리밍 11억 회를 찍고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오른다면, 여러분은 그걸 성공이라고 부르시나요? 저는 Sombr라는 이름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발음조차 헷갈렸습니다. 솜버인지 섬버인지 모호했죠. 그런데 그의 노래 "back to friends"를 처음 들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회사에서 야근하다가 유튜브 자동재생으로 흘러나온 그 곡은 제가 예상했던 요즘 팝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비트가 강하지도 않고, 보컬이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묘하게 귀에 남았습니다. 마치 누군가 제 옆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후로 Sombr에 대해 찾아보면서 이 아티스트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Sombr의 음악 스타일은 왜 이렇게 다른가
Sombr의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조용하다'였습니다. 요즘 스트리밍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곡들은 대부분 첫 10초 안에 강렬한 훅을 던지거나 비트로 귀를 사로잡는데, Sombr의 곡들은 정반대였습니다. "back to friends"나 "undressed" 같은 곡들은 인트로부터 차분하게 시작해서 끝까지 그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화려한 프로덕션보다는 보컬과 최소한의 악기 구성에 집중하는 방식이죠.
이런 스타일을 흔히 베드룸 팝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침실에서 만든 것 같은 친밀하고 개인적인 사운드를 말하는데, Sombr의 음악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거대한 스튜디오에서 수십 명의 프로듀서가 만든 것 같지 않고, 한 사람이 자기 방에서 조용히 녹음한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그의 데뷔 EP인 "In Another Life"는 토니 버그라는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했지만, 사운드 자체는 여전히 미니멀하고 내밀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과제를 할 때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즐겨 들었습니다. 비트가 강한 음악은 오히려 집중을 방해했는데, Sombr 같은 음악은 배경처럼 깔려 있으면서도 기분을 차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특히 "undressed"는 1980년대 초반 Depeche Mode의 뉴 웨이브 사운드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데, 실제로 들어보면 신스 사운드의 질감이나 리듬감이 그 시대 음악과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Sombr의 음악은 Z세대뿐만 아니라 50대 이상 장년층에게도 어필하는 독특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의 음악적 성향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가사의 솔직함입니다. "back to friends"는 제목부터 관계의 퇴행을 암시하는데, 가사를 들어보면 이별 후의 감정을 굉장히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드라마틱하게 감정을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마치 일기장에 쓰듯이 조용히 기록하는 방식이죠. 이런 접근은 현대 젊은 세대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SNS에 과장된 감정을 올리기보다는 DM으로 조용히 털어놓는 세대, 그게 바로 Sombr의 음악이 공명하는 대상입니다.
음악적으로 보면 Sombr는 인디 록과 얼터너티브 팝의 경계에서 움직입니다. 록이라고 하기엔 기타 리프가 약하고, 팝이라고 하기엔 구조가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신 둘의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애매함이 오히려 그의 정체성이 됐고, 스트리밍 시대에 알고리즘이 분류하기 애매한 음악들이 오히려 더 주목받는 현상과도 맞물립니다. 저는 출퇴근길에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듣는데, Sombr의 곡들은 어떤 플레이리스트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가면서도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틱톡 바이럴부터 그래미 후보까지의 성장 과정
Sombr의 성장 과정을 보면 2020년대 음악 산업의 변화가 그대로 보입니다. 그는 2021년 "nothing left to say"라는 싱글로 데뷔했지만, 처음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2023년에 첫 EP를 냈을 때도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워너 레코드라는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했고, 자신의 임프린트 레이블 SMB까지 만들었지만, 음악 차트에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습니다.
전환점은 2025년이었습니다. "back to friends"와 "undressed"가 틱톡에서 바이럴을 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back to friends"는 짧은 영상 플랫폼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됐는데, 곡의 특정 구간이 이별이나 관계 종료를 암시하는 콘텐츠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틱톡 사용자들이 이 곡을 배경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곡은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탔습니다.
저도 처음엔 틱톡에서 이 노래를 접했습니다. 어느 크리에이터가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영상에 이 곡을 깔았는데, 가사와 영상의 감정선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더군요. 그때 저는 이 아티스트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댓글창에는 이미 Sombr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은 곡의 특정 구간을 따라 부르고, 가사를 해석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켰습니다. 이게 바로 바이럴의 힘입니다.
스트리밍 수치로 보면 그 성장세가 더 명확합니다. "back to friends"는 7개월 만에 스포티파이에서 1억 회에서 11억 회로 뛰어올랐습니다. 월간 리스너 수는 5,6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는 글로벌 상위 아티스트 수준입니다. 빌보드 핫 100에서는 7위까지 올랐고,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동일한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undressed"는 핫 100에서 16위, 영국 차트에서 4위를 찍으며 두 번째 히트곡이 됐습니다.
이런 성과는 단순히 숫자로만 볼 수 없습니다. 20살의 신인이 메이저 레이블의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 순수하게 음악과 입소문만으로 여기까지 온 건 흔치 않은 케이스입니다. 물론 워너 레코드의 지원이 없었다고 할 순 없지만, 핵심은 음악 자체가 사람들의 감정과 연결됐다는 점입니다. 5월엔 NBC의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TV 데뷔 무대를 가졌고, 6월엔 BBC Radio 1 라이브 라운지에서 로드의 "Ribs"를 커버하며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8월에 발매한 정규 1집 "I Barely Know Her"는 그의 성장을 확정짓는 앨범이었습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그는 2025년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고, 빌보드가 선정한 21세 미만 21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제68회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면서, 그의 위치는 단순한 바이럴 아티스트가 아닌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로 격상됐습니다.
비판과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Sombr의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그를 둘러싼 논란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특히 콘서트에서의 행동은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콘서트 중간 이벤트에서 미성년자 팬들에게 "나를 위해 개처럼 짖어봐"라고 시키거나, 본인을 "daddy"라고 부르게 하는 등의 행위였습니다. 이런 행동은 명백히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많았고, 실제로 콘서트 현장 영상을 보면 불편함을 넘어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올 만했습니다.
특히 "daddy"라는 호칭은 성적인 맥락에서 '주인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미성년자가 성인에게 이런 호칭을 사용하게 만드는 건 어떤 맥락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저는 콘서트 문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콘서트는 음악을 즐기는 공간이지, 권력 관계를 과시하거나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장소가 아닙니다.
이 문제를 25살 틱톡커가 공개적으로 저격했을 때, Sombr의 대응은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는 비판자의 나이를 언급하며 "나가서 잔디 좀 만져보라"는 식으로 반박했는데, 이건 전형적인 세대 프레임으로 논점을 흐리는 방식입니다. 비판의 핵심은 나이가 아니라 행동의 적절성이었는데, Sombr는 이를 '꼰대'와 '젊은 세대'의 대결 구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팬들은 그를 옹호했지만, 팬덤 밖에서는 그의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티스트의 무대 매너와 음악을 분리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행동은 그 선을 넘어섭니다. Sombr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좋지만, 콘서트에서의 행동은 명백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행위는 어떤 예술적 표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런 논란이 그의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대중의 시선은 예전처럼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back to friends"로 Best Alternative 부문을 수상하며 음악적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6회 후보 지명에 1회 수상이라는 기록은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면서, 그의 이미지는 '재능 있는 신인'에서 '문제적 아티스트'로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6년에 발매한 "Homewrecker"는 다시 차트 상위권에 올랐지만, 이전만큼의 열광적인 반응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Sombr를 보면서 저는 음악 산업에서 성공과 논란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들을 만하지만,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팬들은 그를 계속 지지하겠지만, 대중의 신뢰를 다시 얻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아티스트의 인성과 행동까지 평가받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결국 Sombr의 앞으로의 행보는 그가 음악뿐 아니라 사람으로서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0살이라는 나이는 실수할 수 있는 나이지만, 동시에 그 실수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나이입니다. 저는 그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팬들과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음악은 좋지만, 음악만으로는 부족한 시대입니다. Sombr가 그걸 깨닫고 변화한다면, 그의 커리어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만약 지금처럼 논란을 가볍게 넘긴다면, 몇 년 후 우리는 그를 '한때 잘나갔던 아티스트'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