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음악3 무디 블루스, 록과 오케스트라의 결합 (FM라디오, 멜로트론, 컨셉 앨범) 솔직히 저는 무디 블루스가 한때 음반사에서조차 외면받던 밴드였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7분짜리 곡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홍보 담당자가 손을 뗐던 그 노래가, 5년 뒤 시애틀의 FM 방송국 전화기를 터뜨린 장본인이 될 줄은 누가 예상했을까요.1972년 어느 날 밤, 한 DJ가 잠시 자리를 비우려고 긴 곡을 틀어놓았습니다. 돌아와보니 방송국 전화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이 반짝이고 있었죠. "방금 그 노래 뭐예요?" 이미 잊혀져 가던 'Nights in White Satin'이 FM 라디오를 통해 되살아난 순간입니다. 저 역시 군 시절 당직 근무 중 이 곡을 라디오로 처음 들었는데, 조용한 복도에 멜로트론 소리가 퍼지는 순간 제가 서 있던 공간이 완전히 다른 세계로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무디 블루.. 2026. 3. 5. 마빈 게이의 인생 (소울의 영혼, 영원한 유산) 사랑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정치를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마빈 게이는 그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은 사람입니다. 저는 카페에서 우연히 What's Going On을 듣고 처음으로 "소울 음악이 이렇게 깊을 수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달콤한 러브송만 부를 것 같던 가수가 전쟁과 환경 문제를 노래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소울의 영혼, 관능과 사회 비판일반적으로 마빈 게이 하면 로맨틱한 소울 가수로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는 훨씬 복잡한 예술가였습니다. 1939년 워싱턴 D.C.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세 살 때부터 교회에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음악에서 위안을 찾았고, 이후 공군 제대 후 두왑 그룹을 거쳐 1960년 모타운과 계약을 맺게 됩니다... 2026. 2. 24. Pink Floyd의 명반 The Wall (전쟁, 교육, 벽) 1977년 몬트리올 공연에서 로저 워터스가 팬에게 침을 뱉었다는 사건은 충격적이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절망감이 이해됩니다. 2년 뒤 나온 The Wall은 그 사건을 출발점 삼아 누적 판매 3천만 장을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3위 안에 들었습니다. 콘셉트 앨범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이건 한 인간의 심리 해부 보고서에 가깝습니다.전쟁이 남긴 벽돌, 아버지 없는 유년기로저 워터스는 생후 5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1944년 2차 대전에서 전사한 아버지 에릭 플레처 워터스. 앨범은 산타가 잊고 찾아가지 않은 소년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이 설정 자체가 상실의 은유입니다.영화 속에서 어린 핑크가 아버지 유품인 탄환을 가지고 철길에서 노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열차 속 사람들은 모두 똑같.. 2026. 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