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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3

한로로, 솔직한 감정을 가사로 전달하는 시인 (대세행보, 국어국문과, 애증)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한로로 음악을 들었을 때, "좋다"는 감정보다 먼저 든 생각이 "왜 이렇게 불편하게 솔직하지?"였거든요. 보통 음악은 감정을 어느 정도 정리해서 전달합니다. 듣는 사람이 받아들이기 편하게 다듬는 과정이 있죠. 그런데 한로로의 음악은 그 과정을 생략한 것 같습니다. 정리되기 전의 감정, 아직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를 그대로 꺼내 놓는 느낌이랄까요.지난 10일 KBS 2TV '더 시즌즈-성시경의 고막남친'에 한로로가 출연했습니다. EP '자몽살구클럽' 수록곡 '0+0'으로 문을 열고, 새 싱글 '애증(LOVE&HATE)'의 타이틀곡 '게임 오버 ?'까지 선보였습니다. 방송 이후 여기저기서 반응이 갈렸는데, 저는 그 온도 차이 자체가 이 아티스트를 설명하는 방식 중 하.. 2026. 4. 14.
검정치마의 '사랑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청춘 회고, 가사들, 여운) 검정치마의 세 번째 사랑 연작 Teen Troubles는 1999년, 조휴일이 열일곱이던 여름으로 돌아간다. 앨범 첫 곡의 내레이션이 '귀가 찢어질 듯 매미가 울던 1999년의 여름 밤'으로 시작하는 순간, 저는 그 문장 하나에서 이미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설명이 없었는데도, 공기가 느껴졌습니다.이 앨범을 두고 "검정치마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고,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어느 쪽도 아닌, 좀 더 복잡한 자리에 서 있습니다. 사운드는 분명히 좋았고, 동시에 가사의 어느 지점에서는 멈칫했습니다. 그 멈칫함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사랑 3부작의 종착점, 청춘 회고검정치마는 스스로 '사랑 3부작'이라 이름 붙인 세 장의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T.. 2026. 4. 12.
BØRNS, 몽환적인 사운드의 매력 (팔세토, 정체성, 감각) 솔직히 저는 BØRNS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된 게 우연이었습니다. 몇 년 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자동 재생으로 흘러나온 곡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Electric Love였습니다. 첫 소절부터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남성 보컬인데 이렇게 높은 음역대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가수가 있구나 싶었고, 곡 전체가 주는 분위기도 제가 그동안 들어왔던 팝 음악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이 미시간 출신 싱어송라이터의 음악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팔세토 창법으로 완성되는 몽환적 사운드BØRNS의 음악을 처음 들으면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건 역시 그의 보컬입니다. 팔세토 창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게 단순히 높은 음을 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목소.. 2026.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