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3 Big L, 비운의 천재 래퍼 (언더그라운드, 프리스타일, 복원) 일반적으로 90년대 힙합 하면 투팍이나 비기, 나스, 제이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진짜 라임의 밀도와 펀치라인의 냉소를 체감하고 싶다면 Big L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전역 후 친구 덕분에 그를 알게 됐는데, 처음엔 너무 거칠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가사를 따라 읽어보니 치밀한 구조와 지능적인 언어유희가 숨어 있었습니다.1974년 할렘에서 태어나 1999년 24세에 총격으로 사망한 Big L은, 만약 살아있었다면 2025년 기준 51세가 됐을 비운의 천재 래퍼입니다. 그는 생전 단 한 장의 정규 앨범만 냈지만, 현재까지도 수많은 래퍼들에게 샤라웃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짧은 커리어는 하나의 미완성 서사이자, 동시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날것의 기록으로 남았습니다.D.I.T.C. 크루.. 2026. 2. 28. U2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이유 (포스트 펑크, 균형점, 블록버스터) 록 밴드가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면 위선이고, 입 다물고 음악만 하면 무책임하다는 말을 듣는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MT 버스 안에서 처음 제대로 U2를 들었습니다. 선배가 틀어준 With or Without You가 흘러나오자 창밖의 고속도로 가로등이 하나씩 지나갔고, 그날 이상하게도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까지 록은 그냥 시끄러운 음악이었는데, U2는 저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록을 처음 가르쳐줬습니다.2022년 케네디 센터 아너스에서 헌정된 U2는 1978년부터 시작해 40년 넘게 음악과 메시지를 동시에 붙잡고 살아온 밴드입니다. 그들은 록 음악을 견인하며 후대 밴드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지만, 동시에 부르주아 밴드라는 비판과 위선적이라는 평가를 함께 받아왔습니다.. 2026. 2. 28. 애니멀스의 스튜디오에서 터진 브리티시 인베이전 (기원, 재해석, 분쟁) 1964년 5월, 애니멀스는 단 한 번의 녹음으로 록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8분의 6박자 아르페지오로 시작되는 그 곡은 미국과 영국 차트 정상을 동시에 점령했고,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대학 동아리방에서 이 곡을 처음 제대로 들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부르는 모습은 단번에 저와 친구들을 사로잡았고, 우리는 그날 밤 불 꺼진 동아리방에서 합주를 했습니다. 인트로가 울리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해 뜨는 집, 그 미스터리한 기원House of the Rising Sun이라는 곡의 정확한 출처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가사 속 '해 뜨는 집'이 실제로 어디에 있었.. 2026. 2. 27. 보니엠, 립싱크 밴드가 디스코의 전설이 될 수 있을까? (탄생, 장악력, 명곡들) 립싱크 밴드가 디스코의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립싱크는 가수로서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보니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 상식이 흔들립니다. 저는 영화 써니를 통해 보니엠의 'Sunny'를 처음 접했고, 그 순간 이 곡이 명곡임을 단번에 알아챘습니다. 비트와 멜로디 모두 찬란했던 과거를 추억한다는 영화의 주제와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그러다 부모님이 틀어놓은 'Rasputin'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촌스럽다 생각했지만, 여행 가는 차 안에서 다 같이 따라 부르고 있더군요. 동아리 MT에서 장난처럼 이 곡을 연주했는데 제일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때 제 블로그에 이렇게 썼습니다. "흥은 세대를 건넌다."프랭크 파리안의 기획, 보니엠 탄생 비화보니엠은 처음부터 철저히 .. 2026. 2. 27. Diplo의 사운드 여정, 클럽에서 리우까지 (탐험가, 프로젝트, 공간) Diplo는 그래미를 5번 수상한 프로듀서입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 이름보다 Major Lazer, Jack Ü, LSD, Silk City 같은 프로젝트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저는 처음에 이 팀들이 전부 같은 사람 손에서 나왔다는 걸 몰랐습니다. 친구가 강릉 가는 길에 플레이리스트를 보내줬는데, 해 질 무렵 고속도로에서 베이스가 차 안을 울릴 때 그 음악이 공간을 바꾸는 걸 체감했습니다.Diplo의 음악을 들으면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건 여행과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 사운드를 직접 채집합니다. 브라질 빈민가의 바일리 펑크, 자메이카의 댄스홀, 아프리카의 아프로비츠까지 그가 손댄 장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장르 경계를 허무.. 2026. 2. 27. 유리스믹스 ‘Sweet Dreams’의 기적, 절망에서 탄생한 전율 (드라마, 가난한 천재, 올림픽) 어느 여름,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공포영화 같은 멜로디, 여자인지 남자인지 분간이 안 되는 목소리, 그리고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팝송과도 다른 기괴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 당시 마이클 잭슨이 '스릴러'로 전 세계를 흔들던 시기였지만, 유리스믹스의 'Sweet Dreams'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충격이었습니다. 그 신선함은 10년도 더 지난 후 마를린 맨슨의 리메이크 버전을 들었을 때 '이것밖에 안 돼?'라는 실망감이 들 정도였으니까요.유리스믹스의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곡의 드라마1982년 런던 북부, 액자 가게 2층에서 애니 레녹스와 데이브 스튜어트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실패에 지친 애니가 바닥에 드러누워 "우.. 2026. 2. 27. 이전 1 2 3 4 5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