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84

모던 토킹의 짧고 강렬한 이야기 (불협화음, 재결합) 솔직히 저는 모던 토킹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라디오스타 오프닝에서 흘러나오는 그 노래, 도톤보리 골목에서 우연히 들었던 신시사이저 선율 정도만 기억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듀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여다보니, 80년대 유럽을 통째로 장악했던 음악적 현상이자 동시에 두 남자의 복잡한 비즈니스 관계가 얽힌 드라마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모던 토킹을 단순한 상업 팝으로 치부하는데, 저는 실제로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디터 볼렌과 토마스 안더스, 완벽한 불협화음모던 토킹의 시작은 의외로 우연에 가까웠습니다. 1983년, 작곡가 디터 볼렌은 프랑스 가수 FR 데이비드의 곡을 독일어로 번안할 보컬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소개받은 사람이 토마스 안더스.. 2026. 2. 23.
T.Rex, 브리티시 글램록의 시초 (혁명, 마크 볼란, 전성기) 솔직히 저는 T. Rex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왜 명반이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리프가 반복되고, 가사도 그렇게 심오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며칠 뒤 제 머릿속에 Get It On의 리프가 맴돌고 있더군요. 일반적으로 글램 록은 화려한 겉치레만 있는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제 경험상 T. Rex는 그 반짝임 속에 묘한 중독성을 숨겨놓은 밴드였습니다.글램록을 연 반짝이는 혁명1970년대 초반 영국 음악계는 히피 문화의 여운과 하드 록의 무게감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었습니다. 마크 볼란은 원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라는 포크 듀오로 활동하며 런던 히피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었는데, 1970년 들어 일렉트릭 기타를 손에 쥐면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제가 1971년 방송 영상.. 2026. 2. 23.
척 베리, 로큰롤의 창시자 (설계도, 카리스마) 로큰롤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부분 엘비스 프레슬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정작 엘비스가 공연 레퍼토리에 넣었던 곡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척 베리입니다. 저는 기타를 배우면서 처음 이 사실을 알았고, Johnny B. Goode의 인트로를 듣는 순간 "아, 이게 진짜 원조구나" 싶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이어폰으로 다시 들으며 걸었는데, 발걸음이 괜히 빨라지더군요.기타 리프 하나로 록의 설계도를 그린 척 베척 베리 이전에도 리듬 앤 블루스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기타를 들고 등장한 순간부터 로큰롤은 명확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1955년 발표한 데뷔 싱글 Maybellene은 컨트리 음악에 블루스와 스윙 리듬을 섞은 곡이었는데, 곡 중간에 나오는 24마디 기타 솔로가 .. 2026. 2. 23.
Pink Floyd의 명반 The Wall (전쟁, 교육, 벽) 1977년 몬트리올 공연에서 로저 워터스가 팬에게 침을 뱉었다는 사건은 충격적이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절망감이 이해됩니다. 2년 뒤 나온 The Wall은 그 사건을 출발점 삼아 누적 판매 3천만 장을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3위 안에 들었습니다. 콘셉트 앨범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이건 한 인간의 심리 해부 보고서에 가깝습니다.전쟁이 남긴 벽돌, 아버지 없는 유년기로저 워터스는 생후 5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1944년 2차 대전에서 전사한 아버지 에릭 플레처 워터스. 앨범은 산타가 잊고 찾아가지 않은 소년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이 설정 자체가 상실의 은유입니다.영화 속에서 어린 핑크가 아버지 유품인 탄환을 가지고 철길에서 노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열차 속 사람들은 모두 똑같.. 2026. 2. 22.
토토와 명곡 Africa (세션맨, 대박, 리메이크) 솔직히 저는 토토(Toto)의 'Africa'가 이렇게까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줄 몰랐습니다. 6억 5천만이라는 숫자는 같은 밴드의 다른 히트곡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입니다. 일반적으로 명곡은 발표 당시부터 큰 사랑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Africa'는 오히려 30년이 지난 후 인터넷 문화를 통해 재발견되었습니다. 비 오는 저녁 차 안에서 이 곡을 들으면, 현실은 늘 같은 동네인데 코러스가 터지는 순간 마음은 이미 다른 대륙입니다.세션맨으로 시작한 밴드 토토의 성공토토(Toto)는 세션맨들로 구성된 밴드였습니다. 당시에는 세션맨 출신 밴드가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들은 그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데이비드 페이치, 스티브 포카로, 스티브 루카서, 제프 포카로 같은 멤버들은 19.. 2026. 2. 22.
나자레스 'Love Hurts' (나이키, 댄 맥카퍼티, 오마주) 나자레스의 'Love Hurts'는 빌보드 차트에 오른 버전 중 가장 유명한 커버입니다. 원곡은 에벌리 브라더스였지만, 1975년 발표된 나자레스 버전이 대중적으로 더 각인됐습니다. 특히 나이키가 마라톤 광고에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쓰면서 '고통을 견디며 강해진다'는 메시지가 재조명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새벽에 들으면서, 인생이 원래 투박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거칠게 긁히는 보컬이 오히려 위로가 되더군요.나이키 광고가 포착한 마라톤과 고통의 메시지나이키 유튜브 채널의 '계단' 영상은 마라톤을 끝낸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Love Hurts'는 '사랑은 아프다'는 가사와 함께, 마라톤 후 찾아오는 근육통을 절묘하게.. 2026. 2. 22.